매년 정초가 되면 흔히들 한 해의 운세를 알아본다. 옛날에는 주로 길거리 역술인들에게 복채를 내고 토정비결을 보았지만 요즘은 인터넷에서 손쉽게 각종 운세를 알 수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알게 된 운세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매년 운세를 보는 사람은 그것이 매번 적중하지는 않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다만 운세가 좋다면 기분이 좋은 것이고, 나쁘게 나오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게 보통의 인심이다.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 즉 4가지 간지(干支)에 근거해서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을 사주명리(四柱命理)라
지난 1월 17일, 25명의 가곡 동호인들과 10주간 즐겁게 노래했던 세계 가곡여행을 끝내고 나니 마음이 왠지 허전해지며 또 가곡여행이 기다려진다.‘가곡여행? 어디로 어떻게 다녀왔는데….?’ 그러나 관광 여행이 아니다.지난해 11월 초,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 ‘성악가와 함께 떠나는 세계 가곡여행’ 공지가 떴다. 포항시민을 대상으로 11월 15일부터 10주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매주 화요일 2시간씩 성악가의 지휘로 우리나라 가곡과 함께 세계적으로 애창되는 노래를 배우는 교육문화 프로그램이다. 오전 오후 2개 반 25명씩 모집한다는
주민등록 인구가 작년 한 해 20만 명이 줄었다. 3년 연속 감소됐다.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역대 최저다. 세계 꼴찌다. 저출생, 고령화 때문이다. 산업 현장과 농어촌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마비될 지경이다. 학교는 학생이 없어 줄줄이 폐교다. 병역자원도 급감했다. 정부가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합계출산율은 점점 더 떨어진다. 백약이 무효다. 빈 자리는 다문화 가정이 겨우 메워주고 있다.국내 체류 외국인 250만 명 시대다. 코로나19로 주춤하던 국내 체류 외국인이 다시 늘고 있다. 외국인이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됐다.
중국 헤이룽장성 모허시는 이번 설 명절에 닥친 시베리아발 한파로 지난 22일 아침기온이 영하 53도로 떨어지는 진기록을 세웠다. 말이 영하 53도이지 이 정도의 날씨에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자못 궁금하다.모허시는 중국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로 흑룡강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행객도 거의 가지 않는 곳이라 여행관련 정보도 거의 없다.보도에 의하면 모허시의 이번 한파 기록은 1969년 영하 52.3도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 한다. 꽁꽁 언 과일을 벽돌로 깨어도 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곳의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이번 설에도 우리는 모두 호텔에서 만났고 헤어졌다. 올해는 대구의 자연휴양림을 겸한 한적한 호텔을 찾았다. 방 셋을 예약해 두었다. 나와 남편 둘에다가, 서울 큰아들네 4명과 대구의 작은아들네 4명 모두 합하면 10명이다. 세배는 모두 우리 방에 와서 하고, 새해 덕담 나눈 후 아침 조식을 하러 갔다. 여유롭고 느긋하고 무엇보다도 며느리와 손주들이 좋아해서 이런 명절 지내기를 정한 나 자신이 뿌듯하기까지 하다.30년 전 시어머니 장례 후, 제사를 누가 모실지 남편과 시숙 3형제분이 숙의를 하셨다. 그 일이 상의할 문제인가마는 맏형님
대입 정원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2023학년도 정시에서 지방 소재 113개 대학 중 59곳은 3회 지원을 감안한 실질 경쟁률 3대 1에 못 미쳐 ‘사실상 미달’ 상황이다. 신입생 수가 입학 정원보다 3만∼4만 명 부족한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미달 규모의 70%는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온다. 수시와 정시에서도 속수무책으로 사실상 대학이 학생 선발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다.해외 고급노동 인력을 받아들여 한국에서 발전된 농업, 공업, 기술 산업 인력으로 채우는 동시에 그들에게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비자 규제 혁신을 해야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에 대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3년 업무보고에서 해양레저관광산업 활성화의 방안으로 ‘한국형 칸쿤’이란 가칭의 해양레저관광도시를 제시했다. 관광과 예술, 리조트, 먹거리 등 다양한 융·복합 해양콘텐츠를 제공하는 거점을 만들어 지역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주요 연안에 해양레저활동을 지원하는 대규모 마리나를 확충하고, 도서지역에 휴게소 기능의 바다역을 구축해 K-마리나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해양수산부가 이상형으로 제시한 칸쿤은 유엔 산하의 세계관광기구 인증을 받은 관광 특화
새벽바람의 기척으로 돋을볕이 숲속에 스며드는 시간이다. 자연과 사람을 잇는 노거수 숲을 걷기 위해 연일 중명 원골숲으로 들어선다.노거수 우듬지를 비추는 햇살 한 점에 눈이 부시다. 고요히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한 마리 새처럼 삶의 아포리즘을 받아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마을 숲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400년 된 회화나무 7본과 말채나무를 비롯해 팽나무, 느티나무 등속의 노거수가 많이 있다. 아름드리나무 숲길 위에 잠시 멈춰 서 있으니 한줄기 바람이 훑고 지나간다.노거수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면 수많은 잎들이 사연을 매달고 있는 듯
작년 말 기준 전국의 폐쇄회로(CC)TV는 인구 3명 당 한 대 꼴인 약 1천700만 대로 추정된다. 지자체 등 정부기관보다 민간이 설치한 것이 10배 이상 많다고 한다. 우리 주위 곳곳에 CCTV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2010년 CCTV 노출 빈도 조사 결과 국민은 하루 최대 110회, 이동 중에는 9초에 한 번꼴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당시보다 몇 배 이상 높아졌다. 우리는 24시간 내내 CCTV에 감시당하며 산다. 진화한 CCTV가 범죄 현장을 경고하고 경찰에 알리기도 한다.CCTV 설치후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2
여성은 86세, 남성은 80세까지 산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평균수명 83세는 세계 3위 수준이다. 일본과 스위스가 아주 작은 차이로 앞서며 우리 앞에 있을 뿐,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사람들인 셈이다.사회경제적 현실을 반영하며 예측하는 바에 따르면, 2067년에는 평균수명이 90세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한다.싱클레어(David Sinclair)는 저서 ‘기대수명(Lifespan)’에서 ‘과학과 문명의 발전으로 인류의 평균수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어렵지 않게 113세 정도에 이를 것이라서, 모두
‘데이터의 시선’이라는 제목을 처음 받았을 때 나는 잠시 헷갈렸다. 데이터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인지? 아니면 나를 바라보는 데이터의 시선인지? 예전에는 후자의 경우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겠지만, 지금은 데이터가 나보다 나를 더 잘안다고 말하는 시대이기에 어쩌면 후자가 더 맞을 지도 모르겠다.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더이상 원유가 아니라 데이터”라고 말했다.“알고리즘에 낚여서”라는 말을 우리는 이제 너무 쉽게 하지만, 그 알고리즘은 사람의 행동과 말과 글을 관찰하고 모은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라는 것을
해마다 맞이하는 설날은 가슴 설레기만 하다. 어디든 찾아갈 곳이 있고 맞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가슴 넉넉한 일이다. 가고는 싶어도 반겨 맞는 사람이 없다거나, 산천이 가로막혀 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울까? 더욱이 민족의 설명절을 맞이해서는 그지없이 서럽고 가슴 아릴 것이다. 어쩌면 설날은 비로소 새해가 열리는 날에 온 가족이 고향에 모여 조상을 기리며 부모와 형제자매, 친척의 유대감과 정을 나누는 시간이지만, 세월의 흐름과 여건의 변화에 따라 요즘은 서로 한번 만나고 모이는 일도 쉽질 않아 보인다. 그만큼
세배(歲拜)는 한해를 무사히 넘기고 새해를 맞는 어르신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는 우리 미풍양속의 하나다. 세뱃돈은 인사차 찾아온 이들에게 빈손으로 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 어르신이 조금씩 세뱃돈을 쥐어보낸 것이 유래가 됐다.돈의 가치가 지금처럼 크지 않던 시절, 떡국과 술상을 차려 대접하기도 했고, 차례를 위해 준비한 음식을 싸서 갈 때 들려 보내기도 했다.기록에 의하면 1960년대에는 세뱃돈이 10원 정도, 1980년대 들어서 500∼1천원, 1990년대는 1만원권이 세뱃돈으로 사용됐다. 5만원권이 등장한 2000년대 들어서
최근 포항시민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지역민의 관심은 2월 16일로 예정된 포스코그룹 이사회에 쏠려 있다. 포항시와 시민대표(범대위), 그리고 포스코가 지난해 2월 25일 체결한 ‘3개 합의사항(지주사소재지 이전, 미래기술연구원본원 포항 설치, 상생협력)’ 중 지주사(포스코홀딩스) 소재지 이전문제가 이사회에서 사실상 결정되기 때문이다. 포스코 주주총회는 3월 17일 열리지만,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으면 아예 지주사 주소를 포항으로 옮기는 것은 물 건너간다. 포항시와 포스코측은 그동안 ‘2·25 합의사항’을
도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미래 도시 사람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까.대구광역시라는 도시에 살고, 좁게는 대구광역시 동구라는 곳에서 살고 있는 나는 늘 도시에 대해 궁금증이 많았다.특히 지난해 7월 대구 동구청장에 취임하면서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다. 동구청장으로 동구라는 도시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동구를 어떤 도시로 만들어야 할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펼쳤다.저자는 최근 방송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현준 교수로 방송에서 본 그의 말에 빠져 책을 읽게 됐다.책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사는 공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집
“요즘 관 구하기가 그렇게 어려운가요?” “시내에 있는 고시원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니 이렇게 작은 관에서라도 마음 편히 지내자 마음먹었죠. 믿을지 모르시겠지만 사실 4년 전 제가 지금 가진 돈으로 아파트도 살 수 있었답니다.” (황수아 희곡, ‘가로묘지 주식회사’ 부분)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인 황수아의 ‘가로묘지 주식회사’는 집값 폭등으로 고시원 임대료마저 감당 못하게 된 무주택자들이 관에 세 들어 산다는 내용의 세태 풍자극이다. 미친 주거난 가운데 가난한 사람들은 관마저 구하기가 어렵다.‘관(棺)’은 육체
기나긴 겨울이다. 겨울의 낮은 짧기 때문에 점심시간이 되면 일부러 짬을 내어 산책을 한다. 귀한 겨울 볕을 맞으며 몸을 움직여보지만 급하게 밀어 넣은 점심 식사 때문인지 속은 더부룩하고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겁다.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모를 안양천 주변을 따라가며 이런저런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어갈 때 쯤, 어느덧 시계는 12시 50분을 가리킨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10분 전, 커피 한 잔을 사서 다시금 자리로 돌아갈 때엔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를 불현듯 검사 받는 듯한 시큰둥한 기분이 더해진다. 그럴 때엔 자연스레 손바닥에
“아빠, 해고야!”지난 늦가을 오후, 냇가에서 다섯 살 맏손자가 제 아빠에게 불쑥 던진 말이다. 순간, 무슨 말인지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이는 이어 말했다.“아빠! 오늘 메뚜기 못 잡으면 해고란 말이야.”그제야 나도, 제 아빠도 녀석의 말을 알아들었다. 녀석은 같은 말을 서너 번 반복하며 아빠의 대답을 재촉했다. 아들의 당돌한 말에, 아빠는 빙긋이 웃을 뿐이었다. 하긴 제 아빠가 낚시할 때, 여기서 메뚜기를 보았다고 녀석에게 자랑하며 잡으러 가자고 했다니 그럴 법도 하다. 내가 말했다.“그래. 우리 함께 메뚜기 부지런히 잡아보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아이들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로 부르는 동요가 귓전에 맴도는 설날이 다가왔다.올해는 일요일이라 작은 설이라는 ‘까치설’과 대체공휴일을 더해서 4일 연휴이기에, 10여 년 만의 설날 한파가 예상된다고 하지만 가족 모두 한데 모여 한해의 건강과 풍요를 바라는 덕담을 나누는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음력 정월 초하루는 일제 강점기 때 구정(舊正)이라 했고, 국민 모두 땀 흘리며 일했던 박정희 시절에는 신정·구정 2중 과세(過歲)를 하지 말라고 공휴일에서 제외시켰고 전두환 때인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으로 유명해진 바라카 원전을 우리는 ‘기적의 원전’ ‘사막의 기적’이라 부른다. 한번도 원전 수출을 해본 적이 없는 한국이 세계 최강 원전기술을 자랑하는 프랑스를 제치고 UAE 원전 수주에 성공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막의 모래 폭풍과 50도가 넘는 열사의 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원전을 온전히 완성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14년동안 한국측은 약속한 기일과 예산 범위 내에서 원전 건설을 추진했다. 외부 환경에 민감하고 고도의 안정성이 요구돼 툭하면 늦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