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서울의 반지하 주택을 이렇게 표현했다. semi-basement(절반지하층), underground apartment(지하아파트) 또는 우리말로 풀어 banjiha라고도 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반지하는 낯설고 어설펐다.서울의 물난리가 나면서 반지하층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외신들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벌어진 참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주택 구조에 살던 가족이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며 한국사회의 반지하 주택을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렸다. 이곳은 빈곤층이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 출범과 이준석 대표 측의 반발로 혼란에 빠졌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책임당원들의 모임‘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에서 11일 책임당원 1천558명이 신청인으로 참여한 가처분 신청을, 12일에는 일반시민과 당원 2천500여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연달아 법원에 제출한다니 파급효과가 적지않을 듯 싶다.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와의 물밑협상으로 극적 타결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TK출신 5선중진 주호영 의원이 이 대표에게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며 적극설득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은 취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지 석 달이 지났다. 집무실을 용산으로 정하고 청와대를 개방한 것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정책을 철폐한 것과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기울어진 외교·안보·법치를 정상화 하겠다는 의지와 행보를 보여준 것이 그간의 대표적인 업적이었다. 일견 당연한 일을 한 것 같지만 지난 좌파정권의 정책노선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처럼 좌·우 이념대립이 극심한 나라에선 어느 쪽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지난 정권이 잘 보여주었다. 야권 좌파세력들의 필사적인 윤
지난 8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격 사퇴를 했다. 취임 후 35일 만의 일이다. 10일 전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만 5세 입학’이라는 학제개편안을 느닷없이 발표하며, 지역별 집중 조사·연구를 통해 실행 가능한 학제개편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교육계뿐만 아니라 학부모 등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공론화 과정도 없는 졸속한 제안이라는 반대 여론에 밀린 탓이다. 교육 정책은 향후 맞딱뜨리게 될 사회적 변화에 민감한 만큼 국민의 정서와도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 정도와 사회
여름을 이고 가는 여행이다. 집을 떠나면서 잡다한 생각을 구겨 넣고 문을 잠갔다. 따라오지 못하게 빗장까지 질렀다. 태양이 조각조각 쏟아져 대지를 굽는 열기에 코끝이 후끈해도 짜증이 나지 않는 것은 기분 탓일 거다. 잠시 일상으로부터 비켜서는 홀가분함에 마음이 부푼다.목적지는 신안 퍼플섬이다. 가고 오는 길이 멀지만 더 늦기 전에 다녀오자는 말에 친구들이 기껍게 찬성했다.차가 출발하자마자 수다가 폭발했다. 학교 때의 친구라 서로의 친구가 겹치기도 해 이야기의 소재는 풍성했다. 때로는 서로의 수다가 허공에서 얽혀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연일 폭염이 기승이다. 뙤약볕에 잠시만 서 있어도 습하고 더운 열기가 아찔하다. 여름은 더워야 한다는 속설을 입 밖으로 꺼내는 이들도 줄었다. 한여름 최고기온 경신 소식이 이젠 낯설지 않다. 2018년 폭염이 대표적이다. 공식적으로 41도(강원도 홍천군)를 기록할 당시, 폭염과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등의 용어들이 어지럽게 통용됐다. 요즘도 푹푹 찌는 열기가 며칠째 이어지면 내일은 또 얼마나 더울지 걱정부터 앞선다.2018년 폭염이 진짜 두려웠던 이유는 매일 쏟아지던 비극적 뉴스 때문이었다. 오늘은 또 몇 명이 열사병과 사투를 벌이며
물난리가 났다. 여름 가뭄을 탓하며 기다리던 비였는데, 하루저녁 쏟아부은 물 폭탄은 문명이 쌓아 올린 도시를 어려움에 빠뜨렸다. 인간의 똑똑함이 자연의 손아귀에 다시 한번 장난감이 되어버렸다.신참 교수로 부임했던 미국대학에서 열정과 기량을 펼치며 열심히 일하리라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른 나라 출신 교수가 끼어들어 무엇 하나 할 일이 없어 보였다. 한 선배 교수와 마주 앉아 낙담한 내용을 고백했더니 돌아온 충고는 나름 충격이었다. ‘그래도 더 좋게 바꿀 일이 분명히 있을 게야(You ca
110년만의 사상 최대 폭우로 물폭탄을 맞은 서울에서 침수차량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누구나 겪을 수 있는 차량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해 행동요령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먼저 침수가 예상되는 지역은 우회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이 불어난 구간을 불가피하게 지나야 한다면 변속을 피하고 저속으로 주행하는 것이 좋다.시속 5~10km 미만의 속도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다. 변속 과정에서 머플러 배기로 물이 유입될 수 있다. 도로 위에 불어난 물이 바퀴의 반 이상 높이라면 해당 구간은 피하는 게 좋다.통상 자동차는 50cm
김제시의 고위 공무원이 아들 카페 개업식에 직원들을 대거 동원하여 징계 처분받을 예정이란다. 그가 불러낸 시의 직원들은 카페서 과일을 깎고 청소하며 답례품 포장하였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을 사사로이 부리는 불공정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고 해석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사사로운 생각이 맨몸으로 사람들 앞에 서면 덕지덕지 묻은 욕심이 드러난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한 번만 더 돌아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물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극복해 나가는 자폐인 변호사의 성장과 사랑 스토리에는 특별함이 있다. 1%가 갖는 천재성이라고 하지만, ‘우영우’로 인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그런데 ‘우영우’를 자폐 장애의 관점에서만 보면 또 다른 핵심 주제를 놓칠 수 있다. 이는 주인공이 선배 변호사에게 냈던 고래 퀴즈와 유사하다. “22톤의 암컷 향고래가 500킬로그램의 대왕오징어를 먹고 1.3톤짜리 알을 낳았다면 이 향고래의 몸무게는
비대위 상황까지 갈 정도로 심각해진 국민의힘 내분의 본질은 ‘권력투쟁’이다. 제22대 총선(2024년)을 2년여 앞두고, 공천권 헤게모니를 차지하기 위한 당·정 지도부간의 파워게임이 여당의 중병(重病) 원인인 것이다. 어제(9일) 당 대표직에서 ‘자동해임’된 이준석의 경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총선공천 개입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혁신위를 가동시키려다 당에서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 지난 6월 3일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최재형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개인의 힘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쇄신(刷新)의 사전적 의미는 “나쁜 폐단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혁신(革新)과 비슷하나 혁신이 기존의 제도나 습관 등을 새롭게 하는 것으로 본다면 쇄신은 주로 조직의 사람이나 기구의 구성을 새롭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정치 체제나 사회 제도 같은 것을 뜯어고친다는 뜻의 개혁(改革)도 비슷한 용도로 함께 쓰이고 있으나 개혁은 합법적으로 바꾸어갈 때 쓰는 말이다.쇄신이든 혁신이든 개혁이든 모두가 잘못된 관습이나 조직과 사람 등을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 그 결과는 조치 이전보다 훨씬 좋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얼마전 양동민속마을에 국악공연이 있었다. 오후 7시에 공연을 시작하는데 4시 경에 도착하여 장비와 소품들, 음향에서 조명까지 부산하게 움직였다. 체험관 마당이 제법 넓은데 마당에 의자를 가득 늘어놓았다. 오후 7시면 관광객은 거의 없고 양동 마을사람들뿐인데 관객이 얼마나 될까 걱정스러웠다.필자는 관람료를 지불해가며 공연을 찾아다니기도 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무료공연을 한다니 놓칠 수가 없었다. 각종 장비와 시설을 배치한 후 최종 리허설을 하면서부터 필자는 휴대폰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대단히 기대를 하며 앞자리에 앉아 본
“그대들의 첩보를 전하는 호외뒷장에 / 붓을 달리는 이 손은 형용못할 감격에 떨린다! / 이역의 하늘아래서, 그대들의 심장속에 용소슴 치던 피가 / 이천삼백만의 한사람인 내혈관속을 달리기 때문이다. // ‘이겼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우리의 고막은 / 깊은 밤 전승의 방울소리에 터질듯 찢어질듯. / 침울한 어둠속에 짓눌렸던 고토의 하늘도 / 올림픽의 거화를 켜든것처럼 화다닥 밝으려 하는구나!”(한자만 한글로 바꾸고 원문 그대로 옮김)1936년 8월 11일자 조선중앙일보에 실린 심훈의 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마라톤에 우승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엄청나다. 예정된 수순으로 촬영지도 덩달아 인기다. 이럴 줄 알았다. ‘우영우 팽나무’가 있는 경남 창원 동부마을이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드라마 속 팽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도로 개발 계획에 의해 사라질 뻔한 마을을 구해낸다. 소박한 시골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언덕 위, 크고 울창하게 서 있는 500년 수령의 나무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 이해한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우르르 몰려갈 일인가 싶다. 하루에 수백 명씩 찾아오는데, 농기계가 다니는 좁은 이면도
퇴사를 한 뒤의 나의 하루 일과는 단순해졌다. 여섯시 반쯤 일어나 물을 한컵 마시고 몸무게를 잰 다음, 냉장고 앞에 서서 아침은 무얼 먹을까 생각한다. 밤새 틀어놓은 선풍기 때문에 배가 차게 느껴진다면 따뜻한 국물 요리를, 요리하기 어려울 만큼 집이 너무 덥다면 가성비 좋은 식당에 가서 끼니를 해결한다.오전 여덟시쯤 되면 노트북과 안경 간단한 필기구를 챙겨 카페로 나간다. 그리곤 재취업을 위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손본다. 초중고 학교 이력, 각종 자격, 전에 어떠한 일들을 했는지 몇 줄의 문장들과 사진으로 나를 설명하
허 형사에게 문자를 보내고 난 후 우현은 핸드폰을 차의 대쉬보드 위로 던졌다. 핸드폰은 앞 유리까지 미끄러졌다. 운전을 하고 있던 직원이 슬쩍 옆으로 고개를 돌려 우현의 얼굴을 보았다.-운전이나 해.우현은 앞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앉아있었다. 비가 내렸다. 좌우로 움직이는 와이퍼 사이로 이정표가 보였다.-여기서 제일 조심해야 해. 올 때마다 헷갈린단 말이야. 한두 번 와 본 길이 아닌데 말이지. 오른쪽 왼쪽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180도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고. 알지? 우리는 직진이야, 직진. 그 길밖엔 없어. 언제더라? 지난번에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벨파스트’는 북아일랜드의 수도이다. 영국의 서쪽에 위치한 아일랜드 섬. 그 섬의 북쪽 영국령에 속하는 지역이 북아일랜드다. 그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아일랜드 공화국이다. 16세기 잉글랜드 왕국의 핸리 8세에 의해 아일랜드가 점령당하게 되면서 원주민과 이주민,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이 시작된다.가톨릭을 믿던 아이리쉬(아일랜드인)와 잉글랜드인에 의해 전파된 개신교 간의 갈등은 지배와 피지배의 권력다툼과 맞물려 오랫동안 아일랜드에 갈등을 일으키고 피바람을 불게 했다. 중세부터 시작된 잉글랜드의 지배는 수백년간
철학자 루소(J. J. Rousseau)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고, 노자(老子)는 자연에 존재하는 소통의 통로인 도(道)를 인식하고, 그 도를 좇아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최선”이라고 했다.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자들은 하나같이 자연의 가르침에서 지혜를 얻으라고 했다. 자연보다 더 위대한 스승은 없기 때문이다.제주 돌담은 우리가 ‘자연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유산이다. 제주 돌담은 밭담·산담·집담·원담·올레담 등 그 장소와 기능에 따라 다양하다. 미학적인 측면에서 제주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베블렌 효과는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과시욕이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고가의 물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값이 떨어지면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매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소비편승효과’라고도 한다.이 용어는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베블런이 1899년 출간한 저서‘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자각 없이 행해진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