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에 입양된 7살짜리 러시아 소년이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는 이유로 버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러시아가 발칵 뒤집혔다.

고아인 아르 사벨리예프는 지난해 9월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토리 한센(33.女)에게 입양됐다. 새 가정을 얻었다는 기쁨도 잠시. 사벨리예프는 이번주 홀로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러시아로 돌아왔다.

사벨리예프의 양할머니이자 토리의 어머니인 낸시 한센은 아이가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 러시아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소년을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태워 보낸 그녀는 아이가 집이 불타는 그림을 그리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 가족의 안전이 우려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CNN과 인터뷰에서 아이를 버린 건 아니라면서 “아이가 단지 기운이 넘치고 우리를 지치게 해서가 아니라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데다 늘 감시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딸과 함께 아이를 입양하러 러시아에 갔을 때 러시아 입양 관리들이 아이의 행동문제 등에 대한 정보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의 아동권리보호 위원인 파벨 아스타크호프는 아이가 입양 전에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했다면서 오히려 아이가 미국 가족들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증언을 했다고 반박했다.

CNN에 따르면 그는 “어머니가 어떻게 해줬는지 아이에게 묻자 아이가 와락 눈물을 쏟았으며, 어머니가 머리를 쥐어뜯었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여론이 들끓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극악무도한 행위”라며 소년이 “매우 나쁜 가정”에 입양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AP 통신이 9일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ABC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 조지 스테파노풀로스와 인터뷰에서 “아이를 데려가놓고 결국 비행기에 태워 아이를 버리는 것은 부도덕할 뿐 아니라 법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인의 입양을 금지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9일 러시아 TV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입양 관련 규정에 대한 새 합의에 서명할 때까지 미국인의 입양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미국 입양위원회(NCFA)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 가정에 성공적으로 입양된 러시아 고아는 6만명이 넘으며, 지난해 미국 가정에 입양된 러시아 아동도 1천600명에 이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1996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가정에 입양된 러시아 아동 중 14명이 양부모 손에 목숨을 잃는 등 양부모의 학대와 무관심으로 입양 아동이 희생되는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