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효자초에 모듈러 교실 도입
당장의 문제 해결에 맞춘 미봉책
학부모 “교육 질 저하 우려” 반대
교육청 위장전입 단속無 뒷짐만

위장전입 등으로 인한 과밀학급 문제로 몸살을 앓던 포항 효자초등학교<본지 11월 8일자 4면 보도>에 모듈러 교실(임대형 이동식 건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당장의 교실 수급 문제는 해결된다고 해도 미봉책에 불과해 본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내년 2∼3월에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효자초등학교에 예산 10억2천만원을 들여 모듈러 교실(단층 건물 3개실)이 만들어 진다.

모듈러 교실은 공장에서 규격화한 건물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과 설치작업만 거쳐 이동식(조립식) 건물이다. 교실 면적은 72㎡로 일반교실(66㎡)보다 조금 더 넓다.

모듈러 교실과 관련해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대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설 부족에 대한 문제는 추가 증축 또는 학교 신설로 보완할 일이지 당장의 학생 편의를 위해 컨테이너 건물로 대체하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학생이 일부 초등학교에만 집중되는 과밀학급 현상은 교육 당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특정 학군에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과밀학급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가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효자초 과밀 현상 이면에는 중학교 진학 문제가 연결돼 있다. 효자초를 졸업할 경우 소위 지역 내 명문 학교로 손꼽히는 포항제철중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수년 전부터 효자초에 입학 하기 위해 위장전입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효자초는 지난 10월 ‘초등학교 위장전입 및 통학구역 위반에 따른 협조 안내’라는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효자초의 과밀 학급 현상은 포항교육지원청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 위장전입을 관리하는 업무가 교육청과 지자체로 나누어져 있는데, 교육청 자체의 단속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위장 전입 단속 관련 업무는 지자체의 몫이고, 포항교육청은 ‘위장전입 관련 민원이 많으니 단속을 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내는 게 전부다.

실제로 포항교육청은 지난 5년간 지역에서 발생한 위장전입의 현황도 파악하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효자초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콩나물 시루’같은 교실에서 생활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학교 측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실습실과 돌봄교실과 같은 특별실을 일반교실로 만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제는 일반교실로 활용할 수 있는 특별교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까지 처해 있다.

효자초는 현재 총 1천182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1학년의 경우 7개 반 209명으로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약 29.9명에 이른다. 이는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의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밑도는 수치다.

2학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2학년 학생들이 1학년으로 입학했을 당시 7개 반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학기 중에 전학생들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과밀학급 기준을 초과하게 됐다. 이에 학교는 1개의 반을 추가로 편성했고, 올해 모두 8개반(총원 220명)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내년에 더욱 심각해진다. 학급수가 가장 적은 6학년(153명)이 졸업하고 난 뒤 내년에 1학년 학생들(미취학 아동 214명 예상)이 입학한다면 과밀학급 문제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교실이 부족해 교실 증설을 꾸준히 요청해 모듈러 교실을 도입하게 됐다”며 “얼마 전 학교 측에서 학급대표임원단을 불러 모듈러 교실 도입 찬반에 대한 논의를 한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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