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대수필가
윤영대 수필가

태풍 ‘송다’와 ‘트라세’가 한반도로 기세 좋게 몰려오다가 열대성 저기압으로 주저앉아버리자 동해안은 그들이 담아온 열대 수증기로 말미암아 35도가 넘는 폭염과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국지성 폭우가 예보되고는 있지만 가뭄에 콩 나듯 한다.

몸과 마음의 열기를 식히려 밤바다 해변을 거닐어 본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늦은 밤에도 모래밭엔 가족 나들이와 연인들의 사랑이 뿌려져 있고, 화려한 조명의 주점과 카페에는 젊은이들의 낭만이 흐드러지게 넘실댄다. 버스킹 무대에서는 기타와 색소폰 연주가 산책 나온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밝고 높다란 영일대 누각에 오르면 넓은 영일만 건너로 포스코 전광판의 현란한 흐름과 고로의 불빛이 불꽃놀이처럼 밤바다를 수 놓고 있다. 해변 광장에는 마술놀이가 한창이고, 검은 바다를 가르는 날렵한 제트 보트 뒤로 하얀 스페이스워크는 어깨를 떡 벌린 거인의 모습이다.

설머리 횟집에서 물회 한 그릇 뚝딱 하고 인파에 섞여 천천히 두무치 해변길을 걸으면 주차장과 도로변에는 차량들이 빽빽하고 모래밭엔 차박(車泊)하는 천막이 즐비하다. 휴가철을 맞아 사람들은 나름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

포항해변 곳곳에는 여름 축제가 계획되어 있다. 이번 주말에는 월포해수욕장 특설공연장에서 ‘여름축제의 꽃’이라는 제7회 ‘월포 록페스티벌’이 열리고 윤성&아프리카와 육중완 밴드 등 록뮤지션들이 낭만적인 라이브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한다. 또 7일에는 영일대 해상누각 광장에서 ‘제4회 색소폰 문화예술제’가 펼쳐지는데 영일대교의 조기 착공을 기원하며 ‘영일대교, 색소폰 음률로 잇다’란 꿈을 내걸고 있다. 이어 14일엔 ‘춤으로 설레임’이란 춤 공연이 포항무용협회, 포항국악협회 등 여러 예술단체가 주관이 되어 이틀간 환호해맞이공원에서 한여름 밤의 흥겨운 춤사위를 펼칠 예정이다.

바다뿐만 아니다. 26일부터 이틀간 효자교회 앞 ‘상생의 숲’에서 방장산 터널까지의 철길숲에서는 ‘힐링 필링 포항 철길숲 야행’이 열려 한여름 무더위를 날린다. 이때 ‘한여름밤의 달빛 음악회’와 ‘미니 콘서트’가 계획되어 있고, ‘테마 레이져 쇼’와 함께 달등 만들기, 플리마켓 등의 다양한 체험 행사가 곁들여 시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 것이라 한다. 음악분수대에서 발 씻고 몸과 마음을 힐링하며 여름밤의 꿈을 꾸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코로나 신규확진자는 어제 경북 6천100명, 포항 1천200명을 넘으며 105일 만에 전국확진자 12만여 명을 기록하였다. 우려했던 바가 현실화되면서 휴가철을 맞아 파도가 밀리는 해변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 했을 사람들에게 ‘한여름 밤의 꿈’ 그 무대에 다시 어두운 장막을 치고 있다.

젊은 남녀의 헝클어진 삼각관계가 숲속 요정들의 도움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셰익스피어의 희극처럼 코로나와 열대야 그리고 여름 축제가 잘 마무리되어 한여름 바닷가에서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을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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