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카톡은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회원들의 모임 소식부터 건강 정보, 인생 교훈에 이르기까지 유익한 정보를 수없이 교환하고 있다. 청년들은 대부분 아침 눈을 뜨자마자 카톡부터 확인한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연신 카톡을 들여다보고 있다. 2010년에 등장한 카톡은 이제 필수 불가결한 모바일 메신저가 되어버렸다. 개인 간에는 문자 메시지도 종종 이용하지만 카톡은 이제 소통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카톡도 순기능에 못지않게 역기능이 여러 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좌우로 편향되거나 왜곡된 정치 관련 메시지가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보수나 진보에 편향된 메시지는 정치적 사실을 조작하고 왜곡하여 정치적 판단까지 흐리게 한다. 더욱이 가짜 뉴스까지 제공되어 사회 공동체 분란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소통의 편의를 위한 전달 매체가 오히려 불화의 무기가 되어 불안하기도 하다.

편향된 정치 정보뿐 아니라 가짜 뉴스까지 전달하는 톡의 부정적 영향은 심각하다. 스스로 진보와 보수를 자처하는 열성분자들의 편향된 이념전파가 상호 갈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톡방에는 자신의 정치적 취향에 맞는 글이나 개인 유튜버들의 시사적인 자극적 주장이 등장한다.

과거 엄혹했던 시절 옆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전파하던 ‘카더라 방송’이 이제 톡을 통해 합법적으로 전파되고 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도 톡방은 서로 상대 후보를 부정하거나 폄하하는 메시지를 경쟁적으로 전파하였다. 보수 쪽에서는 상대를 ‘친북 좌익 세력’으로 몰고 진보 쪽에서는 상대를 ‘수구 꼴통’으로 매도했다. 대선이 끝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톡 방에는 사실을 왜곡한 글이나 그 때의 앙금이 그대로 잔존하고 있다. 결국 톡방은 정치적 편 가르기, 진영정치의 온상이 되고 있다. 결국 톡방은 이 나라 정치를 부정적으로 활성화시키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그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왜곡 편향된 메시지는 친목단체의 톡 방도 종종 등장한다. 어느 종친회 톡방의 불행한 이야기다. 종친들이 모여 조상을 기리고 덕담을 나누며 길흉사 안내를 주로 하던 어느 톡에 느닷없이 어느 종친의 보수 편향적인 게시물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그 게시 글의 내용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일종의 가짜 뉴스 수준이었다. 이글은 정치적 입장이 다른 젊은 진보적인 종친의 감정을 격하게 항의하였다. 그러나 강경 보수 입장의 종인은 자신의 퍼온 글이 지극히 ‘애국적인 글’이라 변명하면서 거부하였다. 그 글에 불만이 많았던 종친은 톡방을 탈퇴하고 종친회 탈퇴까지 선언하게 이른다. 결국 종친회장은 그들의 톡에 정치적인 글은 올리지 않도록 중재하는 선에서 사태가 겨우 수습되었다. 이처럼 톡방의 게시 글은 종종 종친, 친족, 형제 사이도 갈라놓는 이상한 매체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톡방의 비극은 동창회 등 친목 단체에도 빈번하다. 어느 대학 명예 교수회 톡방의 이야기다. 은퇴한 명예교수 카톡 방에도 보수와 진보라는 회원 상호간의 이념 갈등이 심각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도 진짜 보수와 진보 논쟁과 거리가 먼 사이비 보혁의 대결만 있었다. 톡에서는 자신의 입장에 대한 개인적 비판을 넘어 비난과 인신공격으로 이어졌다. 상처 입은 회원은 톡방의 탈퇴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은퇴한 교수 공동체까지도 사이비 이념 갈등이 파고든 셈이다. 왜곡된 사이비 보혁 이념 대결이 양식 있는 교수의 인품과 학술적 업적까지 압도해 버린 결과이다.

다행히 시간이 흐른 후 당사자 간의 형식적 사과로 사태는 봉합되었다. 종교 단체의 톡방까지 이러한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종교적 계율도 톡상에서는 용서와 관용은 없었던 사례이다. 여기에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자제하자는 성직자의 조언에 따라 편향된 글은 게재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단다.

우리 공동체는 세계 어느 나라 보다 이념의 갈등과 분열이 심각하다. 지정학적으로 남북이 분단되고 좌우 이념이 대립하고 치열한 민주화 과정을 체험하였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는 지역, 계층, 세대갈등까지 겹쳐 그 분열상은 심각하다. 그 바탕에는 사이비 이념 대립이 첨가되어 그 갈등을 증폭시킨다. 여기에는 톡방의 정치 편향적 메시지, 가짜뉴스가 한몫하고 있다.

우리는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 톡방의 정치 편향적 메시지부터 추방하여야 한다. 친목 단체에서는 정관에 합치된 메시지만 올리도록 자율적 규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가짜 뉴스에 대한 새 법제가 필요하지만 그도 언론의 자유 때문 그리 쉽지는 않다.

우리 언론부터 보수 진보의 편 가르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론의 좌우 편향보도의 지양은 정론직필만이 답이다. 더 근본적 처방은 우리의 정치부터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 이념갈등의 원천인 진영 정치, 네거티브 정치, 팬덤 정치부터 타파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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