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태수필가
조현태
수필가

얼마전 양동민속마을에 국악공연이 있었다. 오후 7시에 공연을 시작하는데 4시 경에 도착하여 장비와 소품들, 음향에서 조명까지 부산하게 움직였다. 체험관 마당이 제법 넓은데 마당에 의자를 가득 늘어놓았다. 오후 7시면 관광객은 거의 없고 양동 마을사람들뿐인데 관객이 얼마나 될까 걱정스러웠다.

필자는 관람료를 지불해가며 공연을 찾아다니기도 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무료공연을 한다니 놓칠 수가 없었다. 각종 장비와 시설을 배치한 후 최종 리허설을 하면서부터 필자는 휴대폰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대단히 기대를 하며 앞자리에 앉아 본 공연을 기다렸다. 예상보다 많은 관객이 모여서 빈 의자가 없었다. 알고 보니 마을 이장이 미리 공연한다는 방송을 했는가 보았다. 이런 공연이 자주 있는 마을이라 웬만하면 주민들이 거의 다 참여하는 모양이다. 드디어 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인사를 했다. 그런데 필자는 이때부터 실망하기 시작하여 마칠 때까지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우선 공연 시각부터 관광객이 아무도 없는 저녁시간이다. 이왕이면 관광객도 함께 공연을 보면 얼마나 더 좋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전 양동마을 심수정에서 잠깐 국악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공연과 별 차이가 없었다. 똑같은 내용으로 한 마을에서 다섯 차례나 공연한다면 그 공연의 가치가 기립박수를 받을만한 공연인가 하는 생각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마을에서 행해지는 행사라서 마을 주민들이 마지못해 참여하는 인상을 강하게 느꼈다. 더구나 사회자는 틀에 박힌 듯한 강요를 연거푸 했다. 제청을 해야 한다는 둥, 추임새를 큰 소리로 넣어달라는 둥, 주민들이 외치는 추임새나 박수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둥, 그러면서 연습 삼아 ‘얼쑤’, ‘좋다’ 등을 따라하게 한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공연을 잘 하면 저절로 환호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나오지 않던가. 추임새나 박수를 강요하고 연습한다고 공연의 질이 좋아지는가 하는 질문을 하고 싶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공연자들은 국악 분야 예술인이다. 그런데 6월 18일부터 10월 22일까지 기간에 14차례나 공연한다는 프로그램 일정이다. 이 예술인들이 공연비 한 푼도 받지 않고 그 많은 일정을 즐겁게 소화할 수 있을까? 이러고도 공공기관은 문화도시, 예술의 고장으로 경주를 자랑할 것인가. 짐작컨대 관에서 적당한 경제적 지원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본다. ‘사랑이로구나’하는 타이틀의 경주국악여행 프로그램은 허울뿐이고 유명무실한 이벤트에 불과하지는 않는지 고민해볼 일이다. 어쩌면 마을 주민뿐인 관객이기 다행이지 예술에 관심 많은 관광객이 이러한 공연을 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다.

어차피 공공재원을 들여 이벤트를 하려면 차라리 관광객이 붐비는 낮 시간대에 관객과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회마을의 탈춤처럼 사물놀이나 농악 같은 프로그램으로 관객도 참여하여 어우러지면 더 문화적이지 않을까. 관객의 자세를 강요하고 가르치지 않아도 재미있고 신이 나면 칭찬하고픈 마음이 자동적으로 생기지 않을까 한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