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대 수필가
윤영대 수필가

지난 8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격 사퇴를 했다. 취임 후 35일 만의 일이다. 10일 전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만 5세 입학’이라는 학제개편안을 느닷없이 발표하며, 지역별 집중 조사·연구를 통해 실행 가능한 학제개편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교육계뿐만 아니라 학부모 등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공론화 과정도 없는 졸속한 제안이라는 반대 여론에 밀린 탓이다. 교육 정책은 향후 맞딱뜨리게 될 사회적 변화에 민감한 만큼 국민의 정서와도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 정도와 사회와 가정 상황들이 많이 차이가 있는 만큼 신중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학제개편론의 반대 이유는 ‘서열화와 사교육 경쟁’, ‘선행학습 추진 열기 우려’ 등이지만 현재도 조기교육은 가능하다.

조기교육 제도는 OECD 38개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영국, 호주 등 4개국은 만 5세 미만 입학이고 한국, 미국, 프랑스 등 26개국에서는 만 6세 입학이다. 만약 5세로 1년 낮출 경우 돌봄 공백 등으로 인한 맞벌이 부부의 고충과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운영에 난맥상이 우려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는 1~6세까지를 유아(幼兒), 7~12세를 아동(兒童)으로 구분하고 있다. 3세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고 6세가 되면 젖니(幼齒)가 빠지고 그 이후엔 스스로 행동하게 되는 인격체로 보게 된다고 발달심리학에서 언급하고 있다. 영·유아 단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유보통합 방안도 마련한다고 하지만 반대가 심한 현실이다.

학령인구 감소의 심각성은 대학교육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60년 초반 베이붐 세대는 약 100만명이 출생했지만 1980년대 ‘1자녀 갖기’ 캠페인으로 80만명 선이 붕괴하였고 2000년 들어 저출산 기조가 시작되어 50만명 이하로 낮아졌다. 2020년엔 30만명 선도 무너졌다.

그런데 대학 정책은 엇길로 갔다. 1990년대 중후반 입시지원자가 줄어들어 지방고교로 입시홍보를 다닐 때, 20년 후에는 사정이 어떨까? 하고 그 당시 출산율을 보았더니 약 60만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육 당국은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실행하며 매년 수십 개씩 신설을 허가해 주었고 2011년까지 63개 대학이 신설되어 현재는 전국 407개 대학(전문대학 포함)이 있다. 입학정원도 2002년 65만6천명으로 정점을 찍고 차츰 감소하여 작년에 약 50만명이 됐다. 앞으로 이런 추세라면 15년 후 입학정원 1천5백 명 정도의 대학 100여 개가 폐쇄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국가의 교육 소명이다. 교육은 국민의 기본 권리이며 적령기가 있기에 교육기관의 설립과 제도운영에도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교육은 백년지계(百年之計)’란 말은 긴 세월 심사숙고하라는 말은 아니고 미래를 예측하며 깊은 논의를 통해 계획하라는 것이다.‘만 5세 입학’ 정책 발표는 강력한 추진 의사 없이 너무 서둘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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