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핀 참치는 멸종 위기 종이다. 참치 중에 크기가 가장 크고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서양과 태평양 등에 서식하며 보호종으로 관리된다. /사진 출처 - 세계자연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약칭 WWF)

최근 항·포구에 버려지는 참치에 관한 뉴스가 심심찮게 들린다.

정치망(바다에 고정해놓은 그물)에 걸리는 참치의 양이 어획 쿼터량을 넘어서자, 어민들이 참치를 바다에 버리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버려진 참치는 해류에 떠밀려 항·포구, 해수욕장 등에 밀려들고 부패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까지 부상했다.

참치(다랑어)는 남획을 방지하고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인 ‘지역수산관리기구(egional Fisheries Management Organization)’의 어획할당량 협약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지역수산관리기구 중 WCPFC(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estern and Central Pacific Fisheries Commission)와 IATTC(전미열대참치위원회·Inter-American Tropical Tuna Commission)에서 매년 약 3만t 가량의 참다랑어 등의 어획량을 할당받고 있다. 이를 넘어설 경우 국제적인 제재가 가해진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동해 수온이 높아지면서 따뜻한 바다에 사는 다랑어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데에 있다.

원양어업으로 할당량을 채우던 과거와 달리 본국에서 할당량 보다 더 많은 참치가 잡히면서 어민들이 참치를 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 어족자원의 변화는 벌써 수십 년 째다. 찬 바다에서 서식하는 대구와 명태는 이미 자취를 감췄고, 일본 등에서 인기 어종인 다랑어는 양식뿐만 아니라 어업으로도 매년 할당량을 넘어선다.

기후온난화로 바다가 따뜻해지는 것은 어족자원의 변화만 수반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북서태평양의 기후변화는 예사롭지 않다. 우리나라의 해수면 상승과 어족 자원의 감소, 해양 환경의 변화 등이 북서태평양의 환경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해양과학자들은 2006년부터 포세이돈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북서태평양 환경을 연구한 바 있다.

포세이돈 연구에서 지적한 환경변화로 ‘태풍’이 먼저 손꼽힌다. 북서태평양에서 만들어지는 태풍의 진원지가 점점 북쪽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자 태풍 역시 점점 북쪽으로 올라오는 중이다. 이 경우 한반도가 더 강한 태풍을 맞이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유는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의 강도 때문이다. 태풍은 바닷물의 온도가 높은 열대 해역에서 상승 기류가 발생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태풍에 전달되는 에너지가 아주 커졌다. 태풍의 크기와 세기가 점점 강해지는 이유다. 실제 최근 태풍 피해 집계를 보면, 2000년 이후 발생한 태풍의 위력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태풍이 발생, 한반도에 올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 방점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에 관한 고민이 있어야 점차 강해지는 태풍에 대처할 수 있다.

올해 11호 태풍 힌남노 같이 순간최대풍속 40m/s가 넘는 태풍은 대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어족자원의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어족자원을 지속가능성보다는 소비의 개념으로만 받아들인다.

흔히 어족자원의 변화는 경제의 대체재 관점으로 해석된다.

값비싼 다랑어가 대거 잡히니 수출효자 노릇을 할 수 있고, 또 국내에서도 원활히 유통돼 국민 먹거리로 등극할 수 있으니, 우선 어획허용량을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막을 수는 없으니, 지금의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여 상황을 풀어나가자는 논리다. 이는 멸종위기 어족자원이 다른 어종으로 대체가 가능하고, 양식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수산물을 조달할 수 있다는 용기의 발로로 보인다.

정현미작가
정현미 작가

대체재를 통해 수산물을 섭취할 수 있는 자유는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바다가 내주는 어족자원은 자연의 한 모습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다양한 바다생물들이 멸종의 위기에 내몰리고 동시에 양식을 통해 특정 개체만 인위적으로 독점된다.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달라지고, 그로 인해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촉발된다. 대응과 대처 역시 보호해야 할 생물로의 지위보다는 폐기처분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이뤄진다.

앞으로 힌남노와 같은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하고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한다. 결국 자연은 순환이고 흐름이며, 전 지구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물고기 한 마리, 바람 한 점에도 자연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모쪼록 힌남노가 남긴 상처가 빨리 아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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