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건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시인은 ‘여자’의 하얗고 가녀린 손가락의 놀림과 이에 따라 연주되어 나오는 선율의 어우러짐을 햇빛을 받으며 튀어 오르는 물고기의 “빛의 꼬리”라고 표현한다. 그 파닥거리는 ‘꼬리’는 연주하고 있는 음악과 함께 고동치며 흐르고 있을 여자의 싱싱하고 약동하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외면적·내면적인 이미지를 발산하는 음악은 ‘나’를 눈부신 푸른 바다로 이끈다. 건반을 누르는 저 여자의 손가락은 시인의 마음 역시 누르며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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