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인수필가
김규인 수필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세계 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미국의 금리상승으로 세계 경제는 끝 모를 터널 속에서 헤맨다. 전쟁 와중에도 각국은 자국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살아남아야 하기에 국가가 가진 역량을 총집결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나라는 나라대로 살아남기에 바쁘다.

미국은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가파른 속도로 금리를 올린다. 달러를 빌려 쓴 개발도상 국가나 달러에 의존하는 세계 경제는 심한 경제적 압박을 받는다. 돈이 없고 경제 규모가 적은 나라들은 물가 폭등으로 어려움이 늘어난다.

환율이 높아져 수입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돈을 빌려 쓴 서민은 이자를 내느라 가난에 허덕인다. 이 시대의 절대 명제는 살아남는 것이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살아야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 지금의 세계는 경제도 전쟁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국 우선주의만을 고집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철저히 자국의 이익만을 챙긴다. IRA에 따라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전기차를 미국에서 최종 조립해야 하고, 배터리의 핵심 광물과 배터리 부품에도 조건을 붙인다. 이 관련 규정을 충족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여 미국에서 인기리에 판매하는 현대와 기아의 전기차는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칩4를 말하고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하더니 실제적인 혜택은 미국 국적의 기업에만 준다. 미국은 철저히 자기 나라의 이익만을 챙길 뿐 자유로운 무역 질서나 동맹을 위해 혜택을 주는 것은 없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시든 것이 미국이 한국과 대만으로 구매처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에도 불똥이 튀었다. IRA 조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구매처와 원재료인 리튬과 니켈을 수급하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동안 중국에서 50% 이상을 구매하던 리튬의 공급처를 바꾸어야 한다. 미국이라는 큰 시장을 놓칠 수 없는 기업은 조건을 충족할 수밖에 없고, 충족해야만 한다.

리튬은 금속으로 배터리에서는 양이온의 상태로 음이온으로 이동함으로써 전기를 발생하며 다른 금속에 비해 효율이 매우 높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로 성능이 우수한 필수 원재료다. 채굴이나 정제도 우수한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 세계는 리튬 확보와 정제 후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는 전쟁 중이다.

포항공과대학과 울산과학기술원의 공동연구로 한 번 충전으로 600㎞를 달리는 배터리를 개발했다. 음극재 없이 음극 집전체만으로 충전과 방전이 가능하다. 대단한 연구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말해준다. 살아남아야만 하는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사는 방법은 우수한 한국인의 두뇌로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일이다.

IRA 같은 무역장벽은 우수한 기술만이 뚫을 수 있다. 대한민국이 살길은 원재료 구입선을 다변화하고 시장을 확대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밖에 없다. 대단한 대한민국 기업체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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