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퇴색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민족에게 설날은 가장 큰 명절이다. 음력으로 정월 초하룻날, 설날에는 한해의 시작이라는 의미로 연시제(年始祭)를 지내고 웃어른께 세배를 드린다. 세배 온 손님에게 술·고기·떡국을 대접하고 친척과 친지를 만나면 ‘덕담(德談)’을 주고받는다. 남녀노소가 윷놀이를 하고, 부녀자들은 널뛰기, 남자들은 연날리기를 한다. 이른 아침
저출산 고령화와 도시 집중화 사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 학교. 해마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학교 통폐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북교육청(교육감 임종식) 관내 초·중학교의 40%가 학생 수 60명이 안되는 농촌 작은 학교다. (2020년 기준)경북교육청에서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꿈키움 작은 학교 인증제’는 기존의 작은 학교 통폐합 기조에서 ‘살
멀리서 경주 여행을 오며 하루만 계획하는 이는 드물다. 2박 3일은 시간을 내서 온다고 한다. 첫날에 불국사와 석굴암을 오르고, 첨성대를 서성이다 밤늦게 교촌마을을 거쳐 월정교 야경까지 눈에 담는다. 다음 날에 대릉원을 비롯한 능 투어를 한다. 그래도 시간이 모자라지 볼 것이 모자라지 않는 도시가 경주이다. 천년고도의 품위가 그런 것이다. 하지만 경주가 전
경북이 지난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시도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2021년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최근 고용부의 위탁을 받아 지역별 근로시간, 휴가 기간, 남성 가사노동 비중, 육아 휴직제도 등 4개 영역 24개 지표를 측정해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평균 54.7점
청하에서 경상북도수목원 가는 길에 주변풍광이 수려한 유계리를 지나게 된다. 신광과 수목원 갈림길에서 우회전하면 장수마을 유계리 입구 못 미쳐 다리가 하나 있다. 이 유계교를 건너기 전, 오른쪽 시멘트 포장 길가에 보은원(報恩苑)이란 입간판이 보인다. 그 길로 쭉 2km 가서 유계저수지 북쪽 끝에 이르면 주택 두 채 뒤편으로 작은 공원이 있으니 바로 보은원이
며칠 비가 서성거렸다. 지독한 감기로 건물 안에만 갇혀 지내서 잠시라도 산책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산을 오르거나 숲을 거니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남편이 실내에서 자연을 즐기는 건 어떠냐고 했다. 춥지도 않고 습도도 적당해서 지금의 내게 딱인 곳이 있다고 했다. 동궁원이었다.밤 풍경이 절경인 월지와 동궁의 치미가 유리 지붕 위
영양군이 유도 챔피언을 꿈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그 이유가 궁금한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영양군체육회는 지난 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2023 동계 유도전지훈련’을 영양군민회관에서 개최하고 있다. 19일간 이어지는 유도 꿈나무들의 흥겨운 축제로 보인다. 영양군체육회가 주최하고 영양군유도회가 주관하며, 영양군이 후원하는 이번 동계전지훈련은 대
한국 어느 지역을 가도 그곳엔 숨겨진 보물 같은 문화재들이 적지 않다.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난 유물이나 유적도 있지만, 숨겨진 문화유적도 많은 것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나라 한국의 특징이기도 하다.시간을 내 이런 문화 유적을 찾아보는 것은 유구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애정을 마음속에 품는 행위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어진다.
올겨울, 우리 지역 안동엔 적지 않은 눈이 내렸다. 자이언티의 노래 ‘눈’이 어울리는 계절이 되어버린 것이다.최근 눈이 흩뿌린 세상은 뮤직비디오처럼 새하얀 풍경을 만들어냈다. 안동에도 눈이 제법 내려 눈사람을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즐겁고도 흥미로운 일이었다.어린 시절엔 꽁꽁 언 손이 시린 줄도 모르고 집 마당에서 혹은 골목길에서 눈사람을 만들었었다. 낮은 담장 위에 쌓인 눈을 뭉치고, 옥상 기와지붕에 내린 눈을 뭉치고, 이웃과 왁자하게 떠들던 들마루에 쌓인 눈을 뭉치기도 했다. 이제는 모두 흘러간 애틋한 추억들이다. 고드름
(사)한국연극협회 경북지회가 최근 경북 연극인이 1년에 함께하는 장(場)을 포항에서 마련했다. ‘2022 경북 연극인 한마당대회’는 지금까지 경북 연극인들의 화합과 소통, 연극발전을 위한 열린 대화의 장이었다. 매년 진행해오다 코로나19 동안 정지되었다 올해 새롭게 부활되었으며, 이 행사를 통해 단절된 경북 연극인들의 교류의 시간이 되었다. 기존에 ‘경북
전국적으로 저출산이 화두다. 2021년에는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0.86명이라는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이런 현상에 발맞추듯 경북 제1의 도시, 포항도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 50만이 무너졌다.저출산이 인구감소로 이어지자 포항시도 인구 50만을 지키고자 안간힘을 썼다. 50만을 지키고자 당면한 위기감을 갖고 2021년부터 혈세를 투입했
지난해 12월 6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예술감독 겸 지휘자 임헌정의 지휘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연주된 곡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과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이었다.그 시각, 관객석에는 포항시 ‘문화반딧불 모니터단’ 단원들이 곳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들은 음악을 감상하면서도 무대와 연주자들, 청중들의 반응까지 꼼꼼히 살펴보느라 더욱 집중하고 있었다. 문화반딧불 모니터단은 공연장 주변과 공연 내용, 객석의 분위기를 모니터링하고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부분을 포항시청 홈페이지
정신없이 살다보니 일 년이 훅 지나간 느낌이 든다. 바쁘게 산 평일을 보상받고자 최근 주말에 인근 지역 축제의 장을 찾았다. 얼마 전에는 죽변항에서 수산물 축제가 열렸다. 애초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한파가 지속되면서 축제일이 하루 단축돼 아쉬웠다. 광장에는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자리 잡아 성탄절임을 알 수 있었다. 성탄 전날엔
“딩동!” 손전화가 울려 확인해보니 ‘추위 조심하라’는 안내문자다. 진짜로 추울까? 눈은 언제 오는 거지? 눈을 기다리는 마음이 어린 시절 추억의 소환으로 이어졌다.밤새 눈이 내린 뒤 아침이 오고 발목까지 푹푹 빠지도록 쌓이면 미리 준비한 굵고 큰 대나무를 잘라 옹이를 갈아내고 앞부분을 구부려 만든 스키와 비료포대(눈썰매 대용품)를 들고 경사진 언덕길을 찾
2023년 검은 토끼해를 맞이해 경주의 특별한 토끼들을 찾아 나섰다.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곳에 사는 다섯 마리의 토끼를 잡기로 했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외동읍 괘릉리에 위치한 원성왕릉. 시내에서 불국사 방면으로 대략 20분 남짓 차를 달리면 도착할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능이 보인다. 넓은 주차장을 비롯 주변 환경이 확 트여있어 평소 가족
“2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친구가 있어요. 포항에 이틀 머물 건데, 볼거리 좀 추천해주셔요.” 옆 교실에 근무하는 캘리그라피 선생님은 여수가 고향이라 포항에 대해 잘 모른다며 여행 코스를 짜 달라고 부탁했다. 이렇게 가끔 물어오는 지인들이 있다. 포항에 대해 글을 쓰기 전에는 어디라고 콕 집어 말하기 힘들어 우물쭈물했었다. 5년간 포항 곳곳을 찾아다니며
최근 중국발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종료를 선언한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거세지자 2020년 코로나19 초기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현지의 감염병 전문가는 경제수도 상하이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천만 명이 넘는다고 추산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국들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규제를 하고 나
자녀를 양육하면서 자주 갖게 되는 생각이 쟤는 나랑 닮았다, 배우자와 닮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의 심리를 알기 위해서 심리검사를 하거나 전문가에게 자문하거나 자녀 양육에 관한 책을 구입해 읽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작 부모 자신이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는 면은 약하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을 중요시하며 살아간다. 호감을 주
올 한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코로나 장기화 등으로 인해 서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공공물가가 줄줄이 인상되어 대부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에도 전기세와 가스비 등이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내년 기준연료비를 포함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kWh(킬로와트시)당 51.6원으
보현산 자락 깊숙이 맑게 흐르는 계곡 횡계, 이곳은 횡계구곡으로 유명하다. 영천시 화북면 횡계리에 있는 횡계구곡은 주자(朱子·중국 송나라의 유학자)가 계곡의 절경지에 구곡을 지었듯이 보현산 자락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횡계리에서 만나 아름다운 구곡(九曲)을 이루었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이 계곡을 지은 사람은 조선 숙종 때 남다른 우애를 보였던 성리학자 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