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오페라축제 23일 개막
‘연대와 다양성’ 주제 58일간 대향연
대구·광주 합작 ‘투란도트’ 시작으로
NYT 선정 가장 위대한 작품 ‘돈 조반니’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심청’ 등 선보여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전편 공연
국내 최초 시도로 올해 가장 큰 화제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오는 23일 개막한다. 사진은 오페라 ‘투란도트’.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오는 23일 개막한다. 사진은 오페라 ‘투란도트’.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매년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올 즈음 대구에서는 오페라의 대향연이 열린다. 오는 23일부터 11월 19일까지 58일간 열리는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연대와 다양성’을 주제로 이탈리아의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를 비롯해 독일의 바그너,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 한국의 윤이상 등 다양한 나라 작곡가들의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축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전용 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에 클래식 애호가들의 가슴에도 절로 진한 여운과 따뜻함으로 물들여진다. 2003년 8월 전국 최초로 오페라 기획·제작 기능을 갖춘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관한 뒤 그 이듬해인 2004년 돛을 올린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4회째인 2007년 축제 이후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장에서 열리는 그랜드오페라 공연 외에 오페라 저변확대 등을 위해 소 오페라 공연, 이벤트, 부대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 시민축제로 승화시켜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우수 공연예술축제에 5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가진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자간담회에서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크의 일원인 대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을 중점으로 준비하고 있다. 오페라 음악의 화려하고 웅장한 선율과 꿈과 사랑과 삶의 서사적 메시지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니벨룽의 반지’ 중 ‘신들의 황혼’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니벨룽의 반지’ 중 ‘신들의 황혼’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오는 23일 열리는 개막 작품은 축제의 성격을 뚜렷하게 담아낸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광주시립오페라단이 합작한 오페라 ‘투란도트’가 선보인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2014년 이후 축제 무대에서 8년 만에 만나는 푸치니의 초대형 오페라다. 불가리아 소피아국립극장장 플라멘 카르탈로프가 연출을 맡고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한다.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이 참여해 대구의 음악적 역량을 고스란히 보여줄 예정이다. 국내 최고의 투란도트로 자리매김한 소프라노 이윤정과 김라희, 투란도트의 사랑을 얻기 위해 도전하는 칼라프 왕자 역에는 테너 윤병길과 이정환이 캐스팅됐다. 이 작품은 오는 11월 25일과 26일 광주에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두 번째 작품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10월 7~8일)는 아름다운 음악과 높은 예술성으로 뉴욕타임즈로부터 ‘가장 위대한 오페라’로 선정된 작품이다. 2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페라라시립오페라극장과 합작한 프로덕션으로, 현지에서 제작한 최신 프로덕션과 무대 의상, 주요 출연진들을 초청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상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와 함께 공연한다. 작품은 순진한 여인들을 희롱하다 결국 천벌을 받게 되는 바람둥이 돈 후안의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 이제 손을 잡고’, ‘카탈로그의 노래’ 등 아리아들이 유명하다.

다음 작품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10월 16·17·19·23일) 시리즈는 올해 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 4편을 한 번에 선보이는 것은 국내 최초의 시도다.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는 독일 만하임국립극장에서 올해 7월에 공연된 최신 프로덕션이다. 2017년 오페라 전문지 ‘오펀벨트(Opernwelt)’가 ‘올해의 연출가’로 선정한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의 연출작이다. 만하임극장의 주역 가수와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230여 명이 내한해 현지에서 제작된 무대 그대로 올린다.

이어 무대에 오르는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베르디의 대표작이자 베스트셀러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10월 28∼29일) 역시 주목할 만하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지루할 틈 없는 전개로 작품을 연출하는 아르노 베르나르의 2014년 연출작으로, 초연 당시 감각적인 미장센(무대 위에서의 등장인물의 배치나 역할, 무대 장치, 조명 등에 관한 총체적인 계획)으로 화제가 됐던 ‘라 트라비아타’는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인간의 본질을 고민한 베르디의 의도에 부합되는 메시지를 극적 요소에 잘 녹여냈다. 소프라노 김성은과 김순영, 테너 김동원과 이범주, 바리톤 양준모와 이승왕 등 정상급 출연진들이 포진하고 있다.

 

‘신데렐라’ 공연 모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신데렐라’ 공연 모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30년 이상의 관록을 자랑하는 영남오페라단의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11월 4∼5일)는 원작의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며 재미난 우리말 각색이 더해져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부담 없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샤를 페로의 동화 ‘신데렐라’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천재 작곡가 로시니가 단 3주 만에 완성한 희극 오페라로, 대구에서는 영남오페라단이 2008년 초연하며 우리말 대사와 흥미진진한 연출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마지막으로 폐막 공연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11월 18~19일)이 축제를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설화를 소재로 한 오페라 ‘심청’은 1972년 뮌헨올림픽 문화축전을 위해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총감독 귄터 레너르트가 윤이상에게 위촉한 작품이며 대본은 독일의 극작가 하랄드 쿤츠가 판소리 심청가에 영감을 받아 작성했다. 윤이상이 가진 국제적인 명성에 비해 그의 오페라는 국내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는데 ‘심청’ 역시 1999년 한국 초연 이후 23년 만에 공연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1999년 공연 당시 지휘를 맡았던 최승한 지휘자와 한국 최고의 창작오페라 연출가 정갑균이 심청의 역사적인 21세기 초연을 준비하며 소프라노 윤정난과 김정아가 주역인 심청을, 바리톤 제상철과 김병길이 심 봉사 역을 맡았다.

향후 해외극장과의 공연 교류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며 오는 2026년 만하임국립오페라극장을 비롯해 2024년에는 불가리아 소피아국립극장, 헝가리 에르켈국립극장, 이탈리아 볼로냐시립극장에 진출하게 된다.

 

이밖에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며 대구 곳곳에서 진행되는 ‘프린지 콘서트’, 한국형 오페라 제작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인 ‘카메라타 오페라 쇼케이스’,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소속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오페라 콘체르탄테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잔니 스키키’, 대구성악가협회 소속 실력파 성악가 50명이 대거 출연해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 합창의 무대를 만들게 될 ‘오페라 갈라콘서트 50스타즈 Ⅱ’, ‘만하임국립오페라극장 합창단 콘서트’ 등 다양한 콘서트와 특별행사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오페라 타임머신전’, ‘오페라 오디세이’, ‘찾아가는 오페라 산책’, ‘백스테이지 투어’, ‘오페라존’, ‘오페라 무대 미니어처전’, ‘해외진출 오페라전’도 축제기간 동안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개최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